| 觀瀾亭公諱聖淳墓表
昇州府北詠歸亭即吾家世居之地也昔我三灘府君蔭勵節校尉乙巳禍機無意仕進筮遯林泉卜居于此右有大江之流左有平原之野後有金谷園前有九龜峰嘗以士當利器俟時六字爲第一義諦而若將終身焉若河西金先生玉峰白先生契誼甚重互相追遂自是以來子孫綿綿延延擩染家庭薰陶本分底事府君諱聖淳字汶吉號觀瀾其號也以高麗侍中諱璋始現於譜曰農隱忠獻公虔谷副正公察訪相好公於府君爲八世以上也高祖諱維綱曾祖諱之珣祖諱重望考諱器夏早遊尹屛溪金渼湖兩先生門學識德行爲士友推重妣陽川許氏綊女莊淑有壺儀生祖考諱泰望號詠歸堂孝子旌閭考諱崇夏遊鰲川韓伯愈門乙卯中司馬妣全義李氏光全女府君以肅宗辛亥生 英宗乙亥四月三日卒壽八十五墓在順天大龜前峴書堂山酉坐原配咸安尹氏運商女先府君四年生又先公十四年而卒壽七十五墓在金谷艮坐原生三男載根以孝見稱澤根行誼聞邦根出爲同胞弟應淳後嗚呼府君事兩庭左右就養志體備至歲己卯先考府君受玉川院碑文於金渼湖門不幸捐館京師時五月二十二日也訃在二十九日故六月二日發程從行十二員九日到京二十二日行喪下來九日而葬此時吾家景色不言可知而府君事親之節居喪之儀不肖獲侍家庭畧畧聽聞又間閱往還京師時文記不勝悲感之私不揣愚妄用表隧道如右
六世孫 東勳 謹撰
관란정공휘성순묘표(觀瀾亭公諱聖淳墓表)
승주부 북쪽 영귀정(泳歸亭)은 곧 우리집에서 대대로 살던 땅이다. 옛적에 우리 삼탄 부군이 음직 여절교위(勵節校尉)로 을사사화 때의 화색을 보고 처음 임천(林泉)에 숨어 이 곳을 택하여 사니 오른쪽에는 큰 강이 흐르고 왼편에 넓은 들이 있으며 뒤에 금곡원(金谷園)이 울창하고 앞에 구귀봉이 우뚝솟았는데 일찌기 선비가 마땅히 날카로운 그릇으로 때를 기다린다(士當利器俟時)는 六자로써 제일 옳은 판단으로 알고 장차 몸을 마칠것 같이 하였다.
김 하서 선생과 백 옥봉 선생으로 더불어 계의가 심히 두터워 서로 추종하고 이로부터 자손이 연면하여 세덕을 계승하고 수신제가의 본영을 훈도하였다.
부군의 휘는 성순(聖淳)이요, 자는 문길(汶吉)이며, 관란(觀瀾)은 그의 호인데 고려시중 휘 장(璋)을 시조로 농은 충헌공, 건곡 부정공, 찰방 상호공이 부군의 八세 이상이었다.
고조의 휘는 유강(維綱)이요, 증조의 휘는 지순(之珣)이며, 조의 휘는 중망(重望)이고 고의 휘는 기하(器夏)인데 일찌기 윤 병계(尹屛溪), 김 미호(金渼湖) 두 선생의 문하에 종유하여 학식과 덕행이 사우의 우러러 바란 바가 되었다. 비는 양천 허씨 협(綊)의 딸로 씩씩하고 맑은 부덕이 있었다. 생정 조고 휘 태망(泰望)은 영귀당을 호로 삼았으며 효자 정포를 받았고, 고 휘 숭하(崇夏)는 오천(鰲川) 한 백유(韓伯愈)의 문하에서 배워 을묘년에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며 비는 전의 이씨 광전(光全)의 딸이었다.
부군은 숙종 신해년(一六七一)에 태어나 영조 을해년(一七五五) 四월 三일 향년 八十五세로 별세하였는데 묘소는 순천 대구 앞고개 서당산 유좌원에 있으며 배는 함안 윤씨 운상(運商)의 딸로 부군보다 四년 먼저 출생하여 공보다 十四년 먼저 향년 七十五세로 별세하였으며 묘소는 금곡 간좌원에 있다.
남 재근(載根)은 효행으로 이름이 있고 택근(澤根)은 조행으로 영문이 있으며, 방근(邦根)은 동포제 응순(應淳)의 후사로 출계하였다.
아! 부군이 양정을 섬기며 좌우로 나아가 봉양하고 뜻과 몸을 함께 기르며 기묘년에 선고 부군이 옥천서원의 비문을 김 미호에게 받으러 갔다가 불행히 서울에서 별세하시니 때는 五월 二十二일이었다. 二十九일에 부음이 도달한고로 六월 二일에 수행 十二인을 데리고 출발하여 九일에 서울에 도착하여 二十二일간 운상하고 돌아와서 九일장을 하였으니 이때 우리집의 경색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알겠다. 부군이 어버이를 섬긴 예절과 상중(喪中)에 행한 의식을 불초가 가정에서 대략 들은 것과 또 사이로 경사 왕래시에 기록한 글을 보고 슬픈 감동의 사정을 이기지 못하여 우둔하고 망령됨을 헤아리지 않고 이상과 같이 묘도에 표한다.
六세손(六世孫) 동훈(東勳)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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